1932에 지어진 적산가옥

'The House 1932'는 일본인 고스기 (小杉謹八)가 사장으로 있던 조선인쇄주식회사가 서소문에 위치하다 1924년에 화재로 전소되자 1930년에 만리동으로 이전하면서 인쇄소 사장 사택으로 1932년에 지어진 주택입니다.


아래 사진은 일제시대 제2의 인쇄소였던 조선인쇄 주식회사의 사진으로 직원이 500여명에 달하였다고 합니다. 광복후 조선인쇄주식회사는 이학수씨가 인수받아 광명인쇄소로 이어지는데 박정희 혁명공약문을 인쇄한 계기로 승승장구하던 광명인쇄소는 부도를 맞아 현재 서울역 디오빌과 KCC파크타운이 들어서게 되었습니다.


아래 사진은 2018년에 주택 리모델링 중에 맨 위층 지붕 바로 아래에 흰 종이에 싸여 천정에 붙어있던 상량문으로 본 주택이 1932년(소화7년) 12월에 건축되었으며 일본 건국신인 아마테라스(天照)를 비롯한 일본의 여러 주요 신들의 이름을 빌어 안녕을 기원한다는 내용과 더불어 오른쪽 아래에 집주인이었던 小杉謹八(고스기) 조선인쇄주식회사 사장의 이름이 나타나 있습니다.


1945년 일본으로부터 독립 후


2차대전에서 일본이 연합군에게 패하고 남한에는 미군정부가 들어서게 됩니다. 미군은 일본인 소유재산을 모두 압수하게 되고 그 중 일부를 미군정청 관사나 장교 숙소로 사용하였는데 이러한 주택들을 Dependent House(DH하우스)라고 불렀습니다. 주로 장충동, 신당동, 약수동, 청파동, 후암동 등지에 이러한 DH하우스들이 위치해 있었다고 합니다. DH하우스에는 일제시대 일본인 회사의 중역들이 살았던 대지 200-500평의 호화주택들이 많았다고 합니다.

'The House 1932'는 DH하우스의 하나로 사용되어 미군정 부사령관과 군정장관을 지냈던 William F. Dean 장군이 기거하였습니다. Dean장군은 1948년에 미국으로 귀국하였다가 1950년에 한국전이 발발하자 미군 24사단장으로서 한국전에 투입되었으나 전쟁 초기에 대전전투에서 북한군에 포로가 되어 한국전이 끝난 후 풀려나게 됩니다.


아래 사진은 Time 지의 커버 인물로 실렸던 Dean장군의 모습입니다.






1954년 이후


해방 후 1954년부터 'The House 1932'는 제2대 국회의원을 지냈던 성득환씨와 그의 후손의 소유로 현재에 이르고 있습니다.

             

 

위 사진은 사진속 인물들의 연령대로 보아 1950년대 후반에 찍혀진 사진으로 보이고 이 마당은 1993년에 8미터 소방도로가 건설되면서 집이 절단되게 되었습니다.


이후 'The House 1932'는 성득환씨의 손자인 현 소유주와 가족들이 주거하는 주택의 용도로 사용되었다가 사무실로 용도변경되어 2007년부터2017년까지 투비컴텍이라는 회사가 잠시 기거를 하게 되며 2017년에 투비컴텍이 이전을 나가게 되고 현 소유주가 본 주택을 리모델링하여 'The House 1932'로 변신하여 커피를 매개로한 소통의 공간/문화의 공간으로 만들어지게 되었습니다. 

할머니 초상화 앞의 어머니(1980년대 중반쯤 사진)